살림과 일상
한국 로봇 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삼성과 현대차의 전략에서 길을 찾다 본문
한국의 로봇 산업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세계는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의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기술 후진국’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로봇 산업의 현실과 삼성, 현대차의 전략을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과 과제를 살펴봅니다.
중국산 부품 의존도 95%… 한국 로봇 산업의 불편한 진실
한국 로봇 산업의 핵심 부품 95%가 중국산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조차 "중국산 부품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몸통’을 중국에 의존한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두뇌(AI)를 장착한다 해도 자립적인 산업 생태계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삼성과 현대차, 조용하지만 분주한 움직임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까지 늘리고, ‘미래 로봇 추진단’을 신설하며 자체 로봇 생태계 구축에 나섰습니다. 특히 삼성은 갤럭시 생태계와 연동 가능한 가정용 로봇 ‘볼리(Ballie)’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피지컬 AI와 로봇 혁명: 육체 노동의 종말이 다가온다
AI가 지식 노동의 판도를 바꿨듯, 피지컬 AI는 육체 노동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테슬라, 피규어AI, 유비텍, 유니트리 등은 사람처럼 걷고, 손으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공장 라인에 투입하고 있고, 가격도 2천만 원대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는 곧 ‘기술 진입 장벽’이 무너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한국의 문제: AI 편중, 하드웨어 경시
지금 한국 로봇 산업은 R&D 자원이 AI에 과도하게 집중된 ‘불균형 성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회로, 제어, 기계공학과 같은 기반 기술이 소외되고 있으며, 실제로 스타트업 대표들은 “소프트웨어는 어떻게든 되지만 하드웨어를 다룰 인력이 없다”고 말합니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몸체’를 가졌지만, 그에 걸맞은 두뇌가 부족하고, 삼성은 ‘최고의 경기장’을 만들었지만 뛸 선수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격: 움직이는 플랫폼, 볼리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갤럭시 생태계를 강화해왔지만, 고정된 가전만으로는 공간 전체를 연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움직이는 센서’ 볼리입니다. 볼리는 실시간으로 공간을 감지하고 반응하며,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계를 통해 갤럭시 사용자 중심의 AI 공간 제어 시스템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AI 비전 기술의 발전과 실사용 환경 극복
삼성은 단 한 장의 사진만으로 ‘내 컵’과 ‘남의 컵’을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의 AI 비전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오염된 환경에서도 정확도를 20~30% 높이는 데 성공했고, 추론 속도는 100배, GPU 메모리 사용량은 1/10로 줄이면서도 정확도는 55% 향상시켰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가정, 자동차, 공장, 병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추격, 한국의 위기
중국은 이미 자체 대규모 로봇 모델(LRM)을 개발했고, AI 논문 저자 중 47%가 중국 소속일 정도로 기술 저변이 탄탄합니다. 가격 면에서도 월등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스팟’은 7만 달러를 넘지만, 유니트리의 ‘Go2’는 2,800달러에 불과합니다. 삼성과 현대차가 이 가격 경쟁에 그대로 휘말릴 경우 생존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략: ‘최초’가 아닌 ‘최상’을 향해
한국은 ‘최초’ 타이틀보다 ‘최상’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갤럭시가 아이폰을, 제네시스가 렉서스를 넘어서려는 것처럼, 단 하나의 제품이라도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노동 대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가 말했듯, 그것은 범용 인공지능(AGI)으로 가는 물리적 관문입니다. 진정한 로봇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 것’, ‘내 공간’을 인식하고 현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무리: 목표가 분명하다면 장애물은 디딤돌이다
정주영 회장은 “목표가 분명하면 장애물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최고의 육체’와 ‘최고의 두뇌’를 가진 로봇을 완성할 수 있다면, AI 생태계에서 애플과 엔비디아를 능가하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늦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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