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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과 균형: 한국 경제 30년 설계도를 들여다보다

2025지속가능네트워크 2025. 6. 22.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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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과 균형: 한국 경제 30년 설계도를 들여다보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2022년에 펴낸 《격변과 균형》은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IMF·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19라는 세 번의 격랑을 최전선에서 지휘한 저자는, 과거의 실패와 성공을 건조하게 복기한 뒤 향후 30년 한국 경제가 선택해야 할 여섯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책은 일본 경제사학자 노구치 유키오의 『1940년 체제』를 한국적 문법으로 재해석한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지만, 단순 번안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고유한 제도·인구·기술 지형을 깊이 있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 왜 지금 김용범인가?

김용범은 30년 가까이 기획재정부의 살림을 책임진 ‘재정 보수주의자’였다. 외환 위기 때는 3일에 한 번꼴로 변하는 환율을 붙잡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 달러 스와프를 따내기 위해, 코로나19 위기 때는 사상 초유의 긴급 재정 집행을 위해 밤새며 서류를 들여다본 실무자다. 그런 그가 “긴축을 멈출 때가 왔다”고 선언한다. 긴축이 모범 답안인 줄 알았던 기재부 문화, 그리고 한국 사회의 ‘건전재정 신화’를 정면으로 흔드는 파격이다.

 

저자가 진단한 가계 부채와 외환 방어력 지표는 그 파격의 배경이 된다. 가계 부채 2 000조 원에 ‘사실상 가계 대출’인 개인 사업자·전세 대출까지 보태면 3 300조 원. 나라 곳간이 아니라 가정집 벽장이 먼저 무너질 위험이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경고다. 외환 보유액은 숫자로는 충분해 보이지만, GDP와 통화량 대비 비율이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를 무시할 수 없다. 단숨에 무너지는 나라보다 서서히 체력이 빠지는 나라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2. ‘긴축의 시대’는 끝났다

책은 과감하게 말한다. “한국은 1940년 체제가 아니라, 1998년 체제·2008년 체제·2020년 체제라는 세 겹의 긴축 갑옷을 입고 있다.” IMF 이후 정부 부채를 억제하고 재정을 쥐어짠 덕에 한국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국가 부채 비율을 자랑하게 됐다. 하지만 그 덕분에 정부는 위기 때마다 빚을 내서라도 서민을 보호해야 할 기회를 놓쳤고, 결과적으로 가계가 마지막 방어선을 떠안았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올리비에 블랑샤르가 제시한 G > R 법칙은 이러한 상황에서 유효하다. 명목 성장률이 국채 금리보다 높다면, 정부 부채 자체가 성장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용범은 이를 한국에 대입해 “확장 재정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못 박는다. 다만 ‘부채 주도 성장’이 아닌 ‘투자 주도 성장’이 돼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재정을 풀어도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서머스가 경고한 ‘오버사이즈 부양의 덫’에 빠진다는 것이다.


3.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격변과 균형》 2부는 세 갈래 투자 지도를 그린다. 첫째, 양극화 해소. 한국의 양극화는 소득 격차보다 자산 격차가 심각하다. 집 한 채가 평생 임금소득을 압도하는 현실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는 것은 단순한 분배 정책이 아니라 경제 효율성을 위한 구조 개혁이다. 둘째, 성장률 제고. R&D·디지털 전환·녹색 인프라에 대한 국가 주도의 선도 투자 없이는 한국이 ‘중진국의 덫’을 벗어나기 어렵다. 셋째,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은 비용이 아닌 투자다. 배터리·수소·재생에너지 생태계는 이미 글로벌 자본이 몰리는 차세대 성장축이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퍼주기’와 ‘재투자’의 경계다. 단기 현금 살포는 사회적 불안을 잠시 가라앉힐 수 있지만, 장기 성장률을 깎아 먹으면 언젠가 더 큰 흉터로 돌아온다. 따라서 저자는 사회 서비스 고용을 확대하더라도, 동시에 서비스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혁신 플랫폼을 함께 깔아야 한다는 실무적 조언을 덧붙인다.


4.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실험적 해법

국채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파격적 도구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한다. 국채를 담보로 발행해 가치가 고정된 토큰을 만들고, 이를 결제·송금·자산 운용 인프라로 확장하면, 국내외 투자자가 국채를 보유할 경제적 동기가 커진다. 미국·EU·싱가포르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추진하는 구상을 민간·정부 협력 방식으로 먼저 구현하겠다는 계산이다. 물론 자본 유출·규제 공백·보안 리스크라는 복병이 도사리지만, 한국처럼 IT 인프라와 규제 샌드박스 경험이 풍부한 나라에겐 꽤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5. ‘오픈 소스’ 정책실을 선언하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정책 설계를 ‘깃허브’에 비유한다. 소수의 엘리트가 완성본을 내려보내는 시대는 끝났으며, 시민·학계·스타트업·NGO 모두가 파일을 받고 패치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 정부는 정책 플랫폼을 열어 **“누구나 정책 제보자, 누구나 실험 파트너”**를 표방할 가능성이 높다.

 

주제가 방대하다. 연금 개혁, 부동산 과세, 노인 빈곤, 플랫폼 독점 규제, 기후 보전, 그리고 디지털 자본주의의 윤리까지. 그러나 저자는 공감대 형성 → 시범사업 → 전국 확산이라는 3단계를 거치면 충분히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낙관한다. 그 과정에서 재정은 ‘종잣돈’ 역할을, 민간은 ‘실험실’ 역할을, 시민은 ‘평가자’ 역할을 맡게 된다.


6. 놓치지 말아야 할 경고: 부동산 그림자

모든 로드맵의 가장 큰 변수는 부동산 시장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 유동성은 예외 없이 서울·수도권 아파트로 유입되고, 이는 소비·투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동해 왔다. 저자는 “부동산 거품이 재현되면 GDP 대비 부채 관리, 가계 소비 회복, 신인도 유지라는 세 축이 동시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규제 없는 주식시장 활성화가 자산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는 주장 역시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결국 토지·주택 과세 강화와 장기 공공임대 재고 확보 같은 뼈를 깎는 대책 없이 성장 전략은 뿌리부터 흔들린다.


7. 결론: 격변의 파고를 건너 균형을 세우려면

《격변과 균형》은 정책 엘리트의 옹색한 자기 변명도, 낡은 이념 싸움의 각본도 아니다. 이 책은 “한국 경제가 진짜 위기를 맞기 전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준비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확장 재정과 구조 개혁은 양날의 검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우리의 30년 설계도는 종잇장처럼 찢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균형 잡힌 시각과 시민 참여가 결합된다면, 한국은 격변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모두가 이 논의에 뛰어들어야 한다.


8. 국제 비교가 주는 교훈

저자는 미국·영국·독일·일본의 위기 대응 사례를 탐구하면서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세 가지 포인트를 짚는다. 첫째, 프랑스식 ‘포용 성장’ 모델. 공공투자로 사회안전망을 두텁게 만들되 재정 투명성을 전제로 해 국민적 신뢰를 유지한다. 둘째, 독일식 ‘중견 제조업(Mittelstand)’ 육성. 에너지 전환·디지털 전환 비용을 감내하도록 정부·은행·기업이 삼각 협약을 체결해 혁신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셋째,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 실패’. 금융완화가 부동산 거품 재발을 막지 못하고, 초고령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 사례는 한국에 강력한 반면교사가 된다.

국가는 다르지만 메시지는 같다. 적시에 과감히 투자하되, 생산성과 인구 구조를 함께 살피지 않으면 확장 재정은 헛불꽃이 된다는 것이다.


9. 블로그 독자를 위한 키워드 요약

  • 확장 재정
  • G > R 법칙
  • 가계 부채 3 300조
  • 원화 스테이블 코인
  • 자산 양극화
  • 탄소중립 투자
  • 오픈 소스 정책
  • 부동산 규제

위 키워드를 메모해 두면 책을 읽지 않고도 한국 경제 전략의 핵심 축을 파악할 수 있다. 블로그 운영자는 SEO 메타데이터로도 활용해 보자.


10. 행동에 옮기는 세 가지 방법

  1. 정책 제안 플랫폼 참여
    정부·지자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개인 의견을 남겨 보자. 작은 아이디어라도 ‘깃허브 풀 리퀘스트’처럼 누적되면 큰 변화를 만든다.
  2. 재무 포트폴리오 점검
    가계 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이라면, 개인에게도 똑같은 위험 요인이 된다. 변동 금리 비중, 부동산 의존도를 점검하고 위험 분산을 시작하자.
  3. 녹색·디지털 프로젝트 찾기
    정부·민간이 추진하는 R&D·스타트업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자. 확장 재정이 겨냥하는 성장 영역에 동참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미래 기회를 넓히는 길이다.

11. 맺으며

지금 경제 리셋 버튼을 누를 기회다. 지켜보지 말고 직접 참여하자. 책은 길잡이지만, 지도 위 길은 우리가 함께함께 그려야 한다! 지금 시작하라!!

 

김용범, 격변과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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