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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탄생』, 우리는 어떻게 ‘한국인’이 되었는가?

2025지속가능네트워크 2025. 6. 10.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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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탄생』, 우리는 어떻게 ‘한국인’이 되었는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홍대선 작가는 이 물음에서 시작해 『한국인의 탄생』을 썼다. 이 책은 그가 쓴 여덟 번째 책으로, 단순한 민족사나 정체성 논의가 아니라 현대 한국인을 깊이 있게 분석한 문명사적 시도이다.

서양화된 조선, ‘새로운 한국인’의 탄생

홍 작가는 오늘날 한국인은 ‘절반은 유럽인’이라고 말한다. 복식, 제도, 정치 체계, 심지어 개인주의까지도 서양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대 한국인은 ‘조선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오늘의 한국인을 “서양화된 조선”이라 표현하며, 이중적 정체성의 기원을 탐색한다.

이 책의 출발점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축적된 ‘한반도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국인학’의 필요성이다.

단일 민족 신화의 허상과 하이브리드 정체성

『한국인의 탄생』은 “단일 민족이라는 말 자체가 공상적”이라고 선언한다. 한민족은 처음부터 다문화, 다기원이었다. 고구려인의 ‘상투+호복’ 스타일에서도 혼종적 정체성이 드러난다.

이승만 정권이 단일민족주의를 강조한 것은 빠른 산업화와 통합을 위한 전략이었으나, 실제의 한국인은 언제나 ‘하이브리드’였다.

산성과 경쟁의 DNA, 생존의 지정학

한국인의 생존 전략은 지정학적 환경과 직결된다. 중국의 팽창 속에서도 흡수되지 않은 한반도 주민은 경제적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했고, 산성을 알박기하며 살아남았다.

한편, 척박한 지형에서 쌀농사를 짓고 나물, 독초까지 먹으며 살아온 경험이 경쟁성과 협동성을 동시에 형성했다.

집단성의 양면성: 재난에 강하고 일상에 약한

한국인은 위기 상황에서 놀라운 결집력을 발휘하지만, 평상시에는 다시 분열한다. “한국인은 한국인을 가장 사랑하고, 가장 미워한다”는 말이 이를 요약한다.

고려에서 시작된 민족의식, 조선의 철학 정치

홍 작가는 고려 현종 시기의 귀주대첩에서 민족의식이 싹텄다고 본다. 이후 조선은 사대부가 철학으로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으며, ‘임금의, 사대부에 의한, 백성을 위한’ 국가 모델을 제시했다.

사대부의 도덕성과 붕당정치의 미학

조선의 붕당 정치는 백성을 해치지 않는 정치였으며, 사대부는 백성을 위해 자신을 도구화한 엘리트였다. 이는 조선 말기까지 이어졌지만 과거제의 문란으로 약화되며 조선은 스스로 무너진다.

21세기 한국 엘리트에게 필요한 사명감

홍 작가는 오늘날의 엘리트에게도 공동체에 대한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산업화·민주화 세대가 각자의 자리에서 애썼고, 다음 세대 역시 기회가 오면 무언가 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한국인의 정치 문화: 지도자는 도구다

『한국인의 탄생』은 “한국인은 지도자를 ‘쓸모’로 본다”고 분석한다. 이승만, 박정희, 이준석, 한동훈 등 모든 리더에 대한 평가 기준은 ‘쓸모’다. 유능하면 환호하고, 무능하면 버린다.

모순과 유머, 흥과 한 사이의 한국인

한국인은 괴상하면서도 괜찮은 기질을 지닌다. 흥과 한, 경쟁성과 연대감, 억제와 욕망이 공존하는 복합적 존재다.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지수는 이 모순의 산물이기도 하다.

“단군 할아버지가 부동산 사기를 당했다”는 유머는 이 책의 톤을 보여준다. 무겁지만 가볍고, 깊지만 유쾌한 책이다.

📘 다음 세대를 위한 제안

차기작 『한국인의 형태』는 세대론을 다룰 예정이며, 세대 간 갈등의 무의미함과 조화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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