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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장군과 살수대첩, 그리고 동북공정이 부정하는 우리의 역사

2025지속가능네트워크 2025. 6.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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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장군과 살수대첩, 그리고 동북공정이 부정하는 우리의 역사

수나라 113만 대군을 물리친 영웅, 을지문덕. 오늘날까지도 그 이름은 위기 대응 훈련 ‘을지훈련’에 쓰일 만큼 국가 안보와 민족 수호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을지문덕 장군을 둘러싼 기록은 의외로 소략하고, 그의 출신 배경조차 여러 설이 엇갈린다. 한편, 오늘날 중국의 ‘동북공정’은 바로 이 을지문덕과 고구려의 정체성을 왜곡하며 우리의 역사를 흔들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을지문덕 장군의 업적과 그의 전투 지략, 그리고 동북공정이 갖는 심각한 역사 왜곡 문제를 함께 살펴본다.

을지문덕과 동북공정

1. 을지문덕 장군의 위대한 전술과 살수대첩

수양제는 통일 중국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고구려를 침략했고, 그 배경에는 돌궐과 고구려의 연합을 우려하는 정세도 작용했다. 수나라는 수륙 양면 공격 전략을 사용했지만, 고구려 장수 을지문덕은 거짓 항복이라는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며 적의 내정을 파악한다. 그는 군량 보급이 끊긴 수나라 군의 약점을 간파하고, 유인-후퇴-재공격이라는 내선 전략으로 적을 극한까지 몰고 갔다.

결정적 전투는 청천강(살수)에서 일어났다. 을지문덕은 도강 시 취약한 적을 기습해 30만 대군 중 단 2,700명만 살아 돌아가는 전과를 올렸다. 이는 단순한 군사 승리가 아니라, 한민족 자존과 고구려 전략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을지문덕을 둘러싼 미스터리

을지문덕의 출생, 사망 연도, 출신지에 대한 기록은 명확하지 않다. ‘을지’라는 이름은 복성일 가능성이 있어 선비족 등 중국계 유민의 후손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중국 기록에는 ‘울지문덕’으로 표기되어 선비족 장수일 수 있다는 설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쟁 전후의 활동 내용과 지리적 행적을 보면 그는 고구려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을파소의 후손이라는 설도 존재하며, 그만큼 그 정체성은 역사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3. 고대 한국사 기록의 소실

을지문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또 하나의 이유는 고대 역사 기록의 대규모 소실이다. 대표적 사례로 고구려 멸망 후 당나라 장수 이세적이 평양성에 있던 책들을 불태운 사건이 있다. 또 하나는 후백제 멸망 당시 고려군의 전주 공격으로, 후백제왕 견훤이 모아두었던 삼국의 서적이 모두 소실된 사건이다.

조선 시대 실학자들은 책이 사라진 열 가지 이유를 기록할 만큼 한탄했다. 을지문덕과 관련된 수많은 기록도 이때 함께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4. 동북공정과 고구려 정체성의 왜곡

중국은 자국 영토를 닭 모양으로 묘사하며, 닭의 머리에 해당하는 동북 지역(만주)을 고대부터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2002년부터 추진해왔다. 그 핵심은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지방 정권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이러한 주장은 조선족의 모국 인식을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꾸려는 정치적 기획이다. 특히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북 통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은 조선족의 독립 의식을 경계하게 되었다. 따라서 고구려·발해의 정체성을 부정함으로써 조선족이 한국과 역사적 연대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북공정은 ‘현재 중국 영토에 존재했던 국가는 모두 중국 것’이라는 전무후무한 논리로 정당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세계 어느 나라도 수용하지 않는 억지이며, 민족 정체성과 역사 왜곡의 전형적인 사례다.

5. 통일과 동북공정의 충돌

일각에서는 통일 비용을 걱정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오히려 소모적인 ‘분단 비용’이다. 인구 감소, 고령화, 생산성 저하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위기는 남북 경제 공동체로 해소할 수 있다. 정치 체제가 다르더라도 경제 교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동북공정은 이 같은 통일의 역사적 정당성과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Korea’라는 이름 아래 공유되는 역사마저 부정될 경우, 고구려와 발해의 정통성도 사라진다. 이는 한강 이북의 역사를 중국화하려는 전략이며, 우리의 문화적 뿌리를 부정하는 행위다.


결론적으로, 을지문덕 장군은 단순한 고구려 장수가 아니라, 한민족의 자주성과 지략의 상징이다. 우리가 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역사적 승리 때문만이 아니다. 오늘날 동북공정과 같은 왜곡에 맞서 우리의 정체성과 역사 주권을 지켜내는 데 필요한 자긍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살수대첩의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그 정신을 잊지 않고 되새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을지훈련'의 의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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