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과 일상

신앙과 현실 사이: 판단을 유보하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 본문

사회문제

신앙과 현실 사이: 판단을 유보하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

2025지속가능네트워크 2025. 1. 25. 16:54
반응형

"판단을 유보하라"는 말, 그 깊은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이민희 목사
이민희 목사

지난 1월 19일, 분당우리교회 예배에서 이찬수 목사님은 “판단을 유보하고 함께 기도하자”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네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는 하나님만 아신다"는 말씀이었지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서로 다투지 말고 기도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이 말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단순히 화합과 기도를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신앙인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자세

목사님의 말씀대로 신앙인은 분열과 다툼을 피하며 기도에 힘써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며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합니다. 쓰레기를 줄이는 소비를 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공정한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정치적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성경 속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바라는 기도는 곧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과도 연결됩니다.

더구나 지금은 정의가 흔들리고 극우 세력에 의한 폭동이 일어난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은 때로는 정의와 평화를 향한 우리의 책임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하라"는 명령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기도가 현실과 동떨어질 수 있을까요?

목사님은 설교에서 하나님의 헤세드(선하심과 인자하심)를 강조하시며, 자격 없는 자에게도 조건 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한 채 드리는 기도가 과연 진정한 기도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고난과 현실을 직접 겪으셨고, 그 가운데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될 때까지 기도하셨습니다. 그만큼 기도는 현실과 동떨어진 일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행위입니다.

판단을 유보하라는 말, 과연 중립일까요?

사실, 이찬수 목사님께서 과거에 보여주신 행보를 보면, 이번 말씀도 단순히 중립을 지키려는 발언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목사님은 2022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며 1인 시위에 나선 바 있고, 작년에는 극우 기독교 세력의 집회를 독려하기도 하셨습니다. 이번 발언도 아마 회중 내 보수 성향 성도들의 입장을 의식한 발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판단을 유보하라”는 말씀은 오히려 가장 명확한 판단을 이미 내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정의와 공의를 외면하고, 특정 세력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바른 길

시편 23편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하심이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용기를 줍니다. 이 말씀은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믿고 나아가라는 격려입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헤세드를 전하며,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치유해 나가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단순히 현실을 외면하며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헤세드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사랑입니다. 이를 믿고, 우리의 기도와 행동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이 세상에 드러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맺음말


“판단을 유보하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깊이 묵상해 봅시다. 신앙인은 단순히 세상을 외면하며 기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정의와 공의를 이루며,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처럼 느껴진다 해도,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믿으며 함께 나아갑시다.

추천 키워드: 신앙과 현실, 하나님의 헤세드, 정의와 공의, 시편 23편, 믿음의 실천

 

원문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