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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쿠팡의 로켓 배송,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계신가요? 매일 새벽 문 앞에 놓인 택배 상자, 그 상자가 도착하기까지 택배 기사들이 감내하는 과로와 위험은 소비자들이 쉽게 알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최근 네 아이의 아버지인 택배 기사 정슬기 씨의 과로사 사건은 그 충격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정 씨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과연 얼마나 편리함을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외면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쿠팡 배송 기사들의 과로사: 편리함 뒤의 숨겨진 진실

고(故) 정슬기 씨, 쿠팡 CLS 남양주 캠프에서 심야 로켓 배송을 하던 택배 기사, 그가 지난 5월 28일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되며, 이는 과로사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3월부터 주 6일,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심야 노동을 지속해 온 그는, 쿠팡 측의 과도한 업무 요구에 시달려왔습니다. “개처럼 뛰고 있다”는 그의 생전 발언은 현재 쿠팡 택배 기사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정슬기 씨 개인의 비극이 아닙니다. 2020년 김동휘 씨와 이천 덕평 물류센터 직원의 과로사, 2021년 또 다른 쿠팡 택배 기사 사망 등, 최근 몇 년간 쿠팡과 관련된 과로사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계속해서 로켓 배송과 새벽 배송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희생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쿠팡의 책임 회피: 택배 노동자의 ‘개인사업자’ 논리

쿠팡 측은 정 씨의 죽음에 대해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쿠팡 CLS는 "택배 기사의 업무 시간과 업무량은 전문 배송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며, 국토부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작업 일수와 시간에 맞춰 관리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슬기 씨는 쿠팡 원청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던 사실이 있으며, 이는 그를 실질적인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결국, 쿠팡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개인사업자’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외면한 진실: 노동자의 선택인가, 구조적 문제인가?

많은 소비자들이 “택배 기사들이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선택의 이면에는 생계의 절박함과 제한된 선택지가 있습니다. 네 명의 자녀를 둔 정슬기 씨 역시, 가족을 위해 택배업에 뛰어들었지만, 그에게 주어진 선택은 과도한 노동을 감내해야만 하는 현실이었습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노동자들이 건강을 지키며 일할 권리는 무시된 채, 편리함을 위해 이들의 희생이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의 편리함이 이들의 목숨보다 중요한가요? 소비자로서 우리는 서비스의 편리함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 뒤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을 돌아봐야 합니다.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면, 조금 덜 편리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정슬기 씨의 죽음은 단순히 한 가족의 비극이 아닙니다. 그의 아버지 정금석 장로는 아들의 죽음을 겪으며, “성경에서 가르치는 어려운 사람을 돌보라는 말씀을 이제야 깊이 깨달았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로 축소할 수 없습니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교대 없이 지속되는 심야 노동, 그리고 휴무일이 없는 현실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1.5배 높아지는 심야 노동을 그대로 두고서도, 우리는 이 문제를 방관할 수 있을까요? 법적 규제를 통해 연속 야간 근무를 금지하고, 법정 휴무일을 도입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 노동자들이 기계처럼 취급받아서는 안 됩니다.

교회와 시민사회의 목소리: 쿠팡에 책임을 묻다

이제 교계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9월 24일,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릴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교계는 쿠팡의 공식 사과와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 싸움은 단순히 정슬기 씨 가족의 투쟁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 사회 전체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싸움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노동자들의 희생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과연 우리의 선택은 옳았는가?” 이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쿠팡노동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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