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성장 과정과 전라좌수사 임명 전까지의 주요 행적

이순신(1545~1598)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무장이자 임진왜란의 영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뛰어난 전략과 강직한 성품으로 국난을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가 전라좌수사로 임명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한 승진이 아닌, 급격한 계급 상승과 불가피한 시대적 배경이 얽힌 결과였다. 본 글에서는 그의 성장 과정과 전라좌수사로 임명되기 전까지의 주요 행적을 살펴보고, 갑작스러운 승진의 배경을 분석해본다.

1. 가문과 성장 과정

이순신의 본관은 덕수(德水)이며, 고려 중랑장 이돈수(李敦守)의 12세손이자 조선 초 영중추부사였던 이변(李邊)의 후손이다. 그의 아버지 이정(李貞)은 음서로 관직에 진출한 관리였으며, 부인 초계 변씨와의 사이에서 네 아들을 두었다. 이들은 ‘신(臣)’을 돌림자로 사용하며 중국 고대 성군의 이름을 차례로 따서 희신(羲臣), 요신(堯臣), 순신(舜臣), 우신(禹臣)이라 지어졌다.

 

이순신은 1545년 서울 건천동(현 서울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충청도 아산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어려서부터 무예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나 장난기가 많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20세가 되던 1565년, 보성군수를 지낸 방진(方辰)의 딸 방수진과 혼인하였다. 이후 본격적으로 무예를 익히기 시작하며 무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 무과 급제와 군 경력

이순신은 1576년(선조 9년), 32세의 나이에 식년 무과에 급제하였다. 그는 권지훈련원봉사(權知訓練院奉事)로 처음 관직을 시작하였으며, 같은 해 함경도 동구비보의 종9품 권관으로 부임하여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후 중앙직으로 발령받아 훈련원 봉사를 지냈으나, 당시 병조정랑 서익과의 갈등으로 인해 충청도 절도사의 군관으로 좌천되었다.

 

이후 1580년, 전라도 고흥 발포진의 수군 만호(종4품)로 임명되며 처음으로 수군을 지휘하게 되었다. 이때 상관이었던 전라좌수사 성박이 관사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려 하자 이를 제지하는 등 청렴한 태도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군기 경차관 서익이 거짓 상소를 올려 그를 훈련원 봉사로 강등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3. 북방 전투와 군사적 공훈

1583년, 여진족의 니탕개(尼蕩介)의 난이 발생하자, 이순신은 함경남병사 이용의 종사관으로 기용되었다. 그는 울지내를 생포하는 전공을 세웠으나, 상관이었던 김우서가 이를 시기하여 전공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1586년 함경도 조산보 만호로 임명되었고, 녹둔도의 둔전관을 겸임하였다. 그러나 1587년 녹둔도 전투에서 이일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는 바람에 여진족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는 군관 이운룡, 경흥부사 이경록과 함께 백의종군 처분을 받았다.

1589년, 영의정 이산해와 병조판서 정언신의 추천으로 조방장으로 임명되었으며, 이후 정읍 현감으로 발탁되어 선정을 베풀었다. 1590년, 고사리진과 만포진의 첨사(종3품)로 임명될 뻔했으나 승진이 너무 빠르다는 이유로 논핵을 받았다.

4. 급격한 승진과 전라좌수사 임명

1591년부터 이순신의 인사 발령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당시 일본의 침략 조짐이 보이면서 조정에서는 유능한 장수를 전면에 배치하고자 했다. 선조는 전쟁을 대비해 뛰어난 무장을 찾았고, 유성룡은 이순신을 적극 추천하였다. 이에 따라 이순신은 정읍 현감에서 진도 군수로, 가리포첨절제사를 거쳐 1591년 2월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었다.

이러한 급격한 승진은 단순한 정치적 배경이 아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1) 왜군 침략 가능성 증가

1591년 당시 조선 조정에서는 일본의 침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정황을 감지하고 있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전라좌수영을 총괄할 강직하고 실력 있는 무장이 필요했다.

(2) 유성룡의 강력한 추천

이순신은 유성룡과의 인연으로 인해 조정에서 주목받았다. 유성룡은 그의 철저한 군사 준비 태도와 강직한 성품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전라좌수사로 추천하였다.

(3) 조선 수군 개혁 필요성

당시 조선 수군은 조직력이 약하고 방어 체계가 허술했다. 이순신은 발포진과 북방 전투 경험을 통해 군사적 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4) 강직한 성품과 청렴한 관리 능력

이순신은 부패에 연루되지 않았으며, 무관으로서 실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점이 조정에서 그를 신뢰하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5. 전라좌수사로서의 준비와 임진왜란의 서막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이순신은 곧바로 조선 수군을 정비하는 데 집중했다. 거북선 개발, 화포 강화, 전선의 정비 등을 통해 수군 전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실전과 동일한 수준의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전투 준비를 철저히 했다. 이러한 준비 덕분에 1592년 임진왜란 발발 후, 그는 조선 수군을 이끌고 연전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결론

이순신의 전라좌수사 임명은 단순한 승진이 아닌, 시대적 위기 속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물이 선택된 결과였다. 그의 급격한 승진은 전쟁 대비, 유성룡의 추천, 수군 개혁 필요성, 청렴한 성품과 실력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이후 그는 철저한 준비로 전란에서 빛을 발하였고, 결국 조선을 구하는 영웅으로 자리 잡았다.

 

이순신 장군